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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관련 archive/스포츠마케팅

스포츠마케팅의 발빠른 대응

지난해 광고계에서 화제가 된 유명모델을 살펴보면 인기 TV 연속극의 연예인인 경우가 많지만, 특이하게도 스포츠 스타들의 등장이 눈에 띈다. 대표적인 사례는 박찬호 경기중계를 통한 박찬호의 인기와 월드컵 예선전을 통한 축구 소재 광고이다. 이 중 박찬호는 한 개인의 광고출연이었지만, 월드컵 축구는 전 부문에서 이루어졌다. 차범근 감독 개인뿐만 아니라 그의 아내 그리고 한국대표팀, 심지어 응원단인 붉은 악마들(Red devils)조차 광고화되었다. 불경기 속에 찌든 국민들에게 유일한 희망을 안겨 주었던 월드컵 예선전은 기업들에 다양한 광고 소재를 제공하면서 스포츠마케팅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폭발적인 시청률 속에 벌어진 월드컵 예선전은 기업들의 PR광장으로 급부상했다.
  각 기업들은 자사 응원단을 파견하거나, 자사 로고가 새겨진 응원소품을 배포하여 기업PR에 적극 나섰다. 즉 월드컵 예선전 자체가 광고장이 된 것이다. 가을세일 시즌과 맞물려 신문광고는 ?스코어 맞히기? ?붉은 악마 유니폼 나눠 주기? 등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계의 행사광고로 가득 채워졌다. 월드컵 예선전 관람을 묶은 ?스포츠 여행상품?이 여행업계에서 개발되기도 하였다. 한 중소기업의 경우는 초상권이나 제작비를 감안, 애니메이션으로 월드컵을 광고에 이용하기도 했었다. 축구열풍을 마케팅에 활용하기 위한 바쁜 움직임은 제과업계에서 두드러져 아예 제품명을 월드컵과 관련지어 이름짓는 경우도 있었다. 스포츠마케팅에 일찍 눈을 뜬 다국적 기업 월드컵을 이용한 스포츠마케팅에서 가장 득을 본 것은 스포츠마케팅에서 노하우가 많은 다국적 기업일 것이다. 우리 축구국가 대표팀의 공식 후원사인 나이키가 대표적이다. TV 화면에서 우리 선수들이 비칠 때마다 유니폼, 신발 등에서 나이키 상표도 함께 비쳐진다. 덕분에 나이키 매장에서는 대표팀의 붉은색 유니폼 판매 급증과 함께 가늠할 수 없는 기업이미지를 쌓았다. 월드컵 열기로 ?스포츠마케팅?의 진가가 드러난 것이다. TV 광고에서도 대표팀 경기장면을 광고에 사용한 나이키 광고 ?선서편?이 눈에 띈다. 월드컵을 가장 효과적으로 광고마케팅에 이용한 나이키 사에 대한 기업들의 부러움은 월드컵 국가대표팀의 공식후원사로 선정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졌다.   97년 12월에 있었던 공식후원사 선정에서 나이키 사는 380억 원을 제시, 2002년까지 월드컵 축구 대표팀을 후원하는 공식스폰서로 지정되었다.
  월드컵 광고들의 특징은 TV 등 전파매체보다 인쇄매체를 통해서 활발했다는 점이다. 그 원인은 월드컵 광고는 한국대표팀의 경기 승패에 좌우되므로 최종 예선전 통과까지 TV 광고를 제작하지 못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그날그날 경기 결과에 따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신문 등의 인쇄매체로 광고가 집중되는 것이다. 나이키 사의 경쟁업체인 아디다스는 ?대표팀의 12번째 선수, 아디다스가 함께 갑니다?를 비롯한 여러 편의 신문광고로 월드컵팀을 응원하면서 한?일전에서 월드컵 공인구인 자사 제품이 사용되었음을 광고하였다. 삼성전자도 노트북 컴퓨터를 통한 데이터 축구로 소문난 차범근 감독을 모델로 ?컴퓨터 축구만세 한국축구만세?의 카피 아래 노트북 센스를 광고하였다. 현대자동차는 한?일전 하루 전에 ?슛 골인?이란 메인카피로 축구를 소재로 한 아반떼 광고와 연결하였다.

우리나라 스포츠마케팅의 다각적인 발전 필요
한편 예선전 통과 후 ?차범근 축구?를 기업경영과 접목하는 학문적인 평가도 있었다. 불경기 속에서도 성공적인 경영으로 눈길을 끄는 포항제철을 평가하며, 포스코경영연구소는 ?차범근과 포철의 닮은 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차범근 축구의 승리요인으로 체질개선을 통한 경쟁력 확보, 과학적인 경영관리, 실리와 효율성 추구, 지도자와 조직구성원들의 화합, 세계화로의 선진기법 소화 등 다섯 가지를 뽑았다. 월드컵 예선전과 함께 즉흥적인 광고제작과 축구를 소재로 한 기존 광고의 재방송이 연달아 이어졌다. 그러나 월드컵 열기가 뜨거운 한, 단순히 축구를 광고 소재로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소비자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지 광고가 제품에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내년 본선무대에서는 더 한층 광고경쟁이 과열될 것이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스포츠 강국임을 자처함에도 불구하고 운동선수들을 광고모델로 쓰는 데 그치는 우리나라 스포츠마케팅에 다각적인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 ■  SBS Magazine 98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