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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돈] 프로야구 경영기법

“미국 4대 프로리그 중 한 종목의 구단주들은 지난 100년 동안 집단적으로 어리석은 결정을 내려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살아 남아있다.”전문경영인이나 경영학 교수가 아닌 역사학자가 지난해 미국의 한 대학에개설된 ‘이 종목(?)의 역사’라는 강좌에서 했던 말이다. 그는 각종 사례를 제시하면서 특정 종목의 구단주들은 변화를 지극히 싫어하고 멀리 볼줄 모르는 집단이라고 꼬집었다. 과연 어떤 종목의 구단주들이 어떤 상황에서 무슨 결정을 내렸길래 이런 혹평을 받아야 하는지를 그가 제시했던사례로 살펴보자.

 

사례1. 라디오가 처음 나왔을 때 구단주들은 라디오 중계방송을 한사코 거부했다. 팬이 경기장에는 오지않고 집에서 라디오만 들을 지도 모른다는이유에서 였다. 결국 용감한 한 구단이 총대를 맸고 다른 구단주들은 라디오중계와 관중동원은 무관하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후에서야 전부 이를 따랐다.

사례2. 직장인을 경기장으로 불러올 수 있는 야간경기제도를 도입하자는제안이 나왔을때였다. 조명시설을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이 아까웠던 구단주들은 이때까지 낮에만 경기를 해왔기 때문에 야간경기는 안된다는 주장을 폈다. 이때도 모험정신이 있는 한 구단주가 조명탑을 세웠고 이 구장에 관중이 구름같이 몰려드는 것을 확인한 후 야간경기제도를 도입했다.

사례3. 1940년대 말 한 구단주가 흑인 팬 유치를 위해 흑인선수를 등록시키자고 했다. 구단주들은 이 종목의 순수성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논리를내세우며 이 제안을 15:1로 부결시켰다. 이듬해 반대를 무릅쓰고 이를 감행한 한 구단이 있었고 당시로서는 엄청난 숫자인 연관중 260만 명이라는실적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구단이 이를 수용하는 데는 무려 12년이 걸렸다.

 

미국 스포츠에 관심있는 팬이라면 위의 사례를 보면서 이미 짐작했겠지만이 종목은 단일리그로는 연간 세계최다 관중을 동원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야구)를 말한다. 우리로서는 미국의 다른 종목 구단주들은 상대적으로 얼마나 현명했는지 잘 모르기도 하지만 몇 사례만으로 메이저리그 구단주들이 왜 그런 혹평을 받아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오히려 이 역사학자가 ‘메이저리그는 단견의 구단주 집합’임을 증명하기위해 제시했던 사례를 다른 각도로 볼 필요도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각 사례에는 모험심 많은 구단주가 한명씩 등장한다는 점이다. 만일 그들의 모험심이 없었다면 메이저리그가 지금처럼 연간 7,000만명 이상의 관중을 동원하는 빅 리그로 살아 남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정희윤ㆍ㈜케이보스 대표